최근 아파트를 매도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매물을 부동산에 내놓고, 매도가 되기까지 1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상승장과는 다르게 하락장에서는 매도가 참 쉽지가 않죠. 오늘은 하락장에서 아파트 매도를 진행한 과정에 대해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매도의 이유
‘매도를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를 하더라도 나쁠 것 없는 매물이었는데요. 다른 매물을 매수하게 되면서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때만해도 집을 파는 데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일시적 2주택의 처분 기간이 3년으로 연장이 되기도 했고, 임차인 전세 기간도 대략 1년 반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여서 그 기간 안에는 매도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매도가 힘들었던 이유
제가 매물을 처음 내놓던 시기는 하락장이 확실하게 인지가 되던 때는 아니었습니다. 되려 사려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문제는 제가 제 매물에 대한 시세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거래가에 찍혀 있는 최고가가 눈 앞에 어른거리니 쉽지 않더라고요. 또, 집의 수리 상태도 좋은 편이라서 가격이 후려쳐질 이유가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세입자가 살고 있는데다, 심지어 만기도 제법 남아 있는 상태인 매물인데도 말이죠. 즉, 매물에 대한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매물은 팔리지 못했고, 여러 가지 저의 어리숙함이 장기전으로 가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매도를 위해 했던 노력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옵니다. 세입자는 전세 연장을 하지 않고 만기 때 나가겠다는 연락을 해 왔습니다. 이때가 전세 가격이 한창 떨어지고, 전세 사기가 크기 이슈가 되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었거든요. 감사하게도 임차인이 만기 4개월 전에 빠르게 결정을 해서 연락을 주셨어요.
이로써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첫쨰, 매도를 한다. / 둘쨰, 대출을 받는다.]로 좁혀졌습니다.
만약 임차인이 연장을 할 생각이었다면, 매물을 거두려고도 했었거든요. 새롭게 전세를 다시 찾는 고민도 해봤지만, 전세 가격이 떨어진 상태라 어차피 돈이 더 들어가는 것과 임차인이 있는 집을 매도하는 것은 매수인을 찾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전세를 맞추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대출을 생각하기 전, 이제 저는 매도를 위해서 부지런히 다니기 시작합니다. 현재 부동산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 매물에 대한 객관적인 시세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죠.
1. 내 매물의 단지와 주변 단지의 매매가와 전세가 파악
실거래가를 위주로 내 단지와 더불어 주변 단지 가격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거래 자체가 드물어지니 실거래가에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이 반영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아주 드물게 한 건씩 매매가 되기는 하는데, 이때마다 부동산에 전화를 해 보거나 찾아가서 해당 매물의 매매 상황을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공통적인 상황을 찾아보니, 매물 상태가 특올수리여서 따로 수리가 필요하지 않은 매물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재값이 갑자기 많이 오르면서 집 수리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라고도 하시더라고요.
만약 대출을 받아 집을 비울 경우, 수리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2. 쌓인 매물의 양과 다른 매물의 상태 파악
내 매물 단지 뿐만 아니라 주변 단지에 나와 있는 매물의 수를 파악합니다. 또, 나의 매물과 상태가 비슷한 매물의 가격도 확인을 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정말 뻔질나게 다니면서 대화를 정말 많이 해야 해요. 매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려주지 않으려고 하시거든요. 그러니 자주 눈도장을 찍으러 다녀야 합니다.
3. 내 매물의 잠정적 시세 확인
이정도쯤이 되면 내 매물의 가격을 어느 정도로 해야겠다는 감이 옵니다. 그런데 이 가격으로 매물을 올린다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매물은 어느 정도 쌓여 있고, 그 안에서도 고가와 저가가 있기 마련이죠. 고가인데는 고가인 이유가 있고, 저가인데는 저가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매물이 저가의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면, 굳이 가격을 계속해서 낮춰 올릴 필요는 없는 거예요.
4. 부동산에 영업을 다녀보자.
내 매물의 세세 파악이 끝나 잠정적인 시세가 마음속에 생겼다면, 이제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다녀야 합니다. 나의 매물은 저가도 고가고 아닌 고만고만한 상태인 매물입니다. 그러니 나와 비슷한 매물들의 가격을 살피면서 부동산 사장님께는 ‘나는 이 정도 가격까지 네고가 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더 가능하니 어필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열심히 영업을 다녀야 하죠.
이렇게 영업을 다니면, 부동산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진짜 집을 팔 생각이구나. 가격으로 크게 밀당을 하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기회가 있으면 내 집을 가장 먼저 추천해 주실 거에요.
이때,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이라면 임차인에게도 사전에 집을 잘 보여주시라는 연락을 해 주셔야 해요.
매도의 성공
영업을 다닌 보람이 있게 부동산 사장님들이 제 집을 엄청 많이 보여주시고, 추천해 주시고 했습니다. 그 결과로 임차인 만기 2달 전에 매수자가 나타났죠. 매수자가 나타난 시점부터는 과정이 정말 빠르게 진행이 되었어요.
매도가 성사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사항은 바로 ‘날짜’였습니다. 가격과 상태 모든 것이 비슷한 매물들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거래 이후에 부동산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해 보았을 때에도 이런 힘든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집이라고 해도 ’날짜‘가 다 이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돌아보며.. 복기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부동산 매도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공부를 틈틈이 하고, 강의도 듣고 해 왔는데요. 매도를 위해서 제가 한 행동들은 사실 이론적으로는 다 알려주는 사항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실전이 눈 앞에 닥치면 그게 참 쉽지가 않더라고요.
내가 겪는 이 실제 상황에서 이론을 떠올려 적용을 한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요. 오히려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본능에 차분히 취했던 행동들이 되려 이 이론들과 딱 맞아 떨어졌더라고요. 강의를 여러 번 듣는 것보다 실전에서 이렇게 겪는 것이 정말 큰 경험을 얻게 해 주는구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약 매도를 처음에 시작할 무렵부터 내 매물에 대한 시세 파악이 정확했다면 더 큰 이익을 얻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잃는 결과가 되었죠. 그렇지만 재가 매수를 했던 떄보다는 벌었으니 되었다라고 생각을 하려고 해요. 게다가 하락장에서의 매도 경험이 굉장히 귀중하기도 하고요.
아직 매도를 진행하려는 분이 계실텐데요. 저의 후기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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